위메프 결국 파산…"10만 피해자에 '구제율 O%' 사망선고
집단소송 대응·티메프 미정산액 부담 겹쳐
미정산 피해자들은 스스로를 대변해야 하는 처지…참혹…
법제도가 온라인 유통 구조의 복잡성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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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과 위메프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이 내려진 지난 9월 1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류화현 위메프 대표(왼쪽)와 류광진 티몬 대표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9=이호철기자)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법원장 정준영)는 지난 10일 위메프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대규모 미정산·미환불 사태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던 위메프가 결국 파산하면서 티메프 사태 490일 만이다. 지난해 7월 8일 티몬, 위메프의 모기업이던 큐텐의 미정산으로 촉발된 이른바 ‘티메프 사태’는 위메프 파산선고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티메프 미정산 피해 규모는 총 1조 8000억 원이다. 이중 파산한 위메프의 경우 채권 금액은 6000억 원으로 채권자만 10만 8000명에 달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3부(정준영 법원장)는 10일 위메프의 회생 절차 폐지를 확정하고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했다. 법원은 위메프의 청산가치(약 134억원)가 존속가치(-2234억원)보다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10만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은 사실상 보상을 받을 길이 사라졌다. 남은 자산이 거의 없어 법원이 지정한 관재인을 통한 배분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피해금액이 약 350만원에 달한다는 A(42)씨는 “솔직히 파산 소식이 새삼스럽진 않다. 지난해부터 환불이 어렵다는 이야기는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어디서 어떻게 받아야 할지 정말 막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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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위메프 피해자로 구성된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사직로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스1)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들로 구성된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는 “10만 피해자들은 0% 구제율, 즉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는 ‘사망 선고’를 받았다”며 “이번 사태는 현행 법제가 온라인 유통 구조의 복잡성을 반영하지 못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피해자들은 여행사와 전자결제대행사(PG)를 상대로 결제금 환불을 요구하며 집단소송에 나섰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여행·숙박상품 결제 피해자 3000여 명이 53개 판매사와 13개 PG사를 상대로 총 77억2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판매사가 최대 90%, PG가 최대 30%까지 연대해 환불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지만, 대부분 업체가 이를 거부한 상태다.
한편 위메프는 지난해 7월 미정산 사태로 유동성 악화에 따른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지난해 말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M&A에 나섰다. 스토킹 호스는 매각 절차 초기에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을 조건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뒤 공개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법정관리 기업은 회생 개시일부터 1년 이내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인수의향자 여부에 따른 최대 6개월까지 연장 가능하다.
위메프 법정 관리인 측에 따르면 위메프는 지난 9월 10일 회생 계획안 제출 마지막 기한이었다. 17번의 회생 계획안 제출 연장을 통해 인수후보자 확보에 나섰지만 결국 매각은 무산됐다.
위메프의 계속기업가치는 -2234억 원, 청산가치는 134억 원으로 결국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 위메프 파산관재인으로 임대섭 변호사가 정해지면서 채권조사 기일(2027년 1월 27일)까지 향후 절차를 진행한다.
무엇보다 파산에 따른 채권액 회수가 사실상 불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선정산 대출 등 금융 피해를 고스란히 셀러(판매자)가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다. 검은우산비대위(티메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채권 금액은 5800억 원에서 6000억 원 규모다. 채권자는 10만 2000명~10만 8000명 정도로 파악된다.
검은우산비대위는 파산을 막기 위해 회생 절차를 연장을 담은 항고장을 제출했지만, 법원은 항고 보증금 30억 원을 납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검은우산비대위가 면제요청서를 제출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항고장은 기각됐다.
검은우산비대위 한 관계자는 “피해 구제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에서 약속된 것 중 이행된 것은 없고 1년 넘게 달라진 점은 없었다”면서 “예산을 확보해 대출해 주겠다고 했지만 되지 않았고 은행 신용도 하락에 따른 대출 상환 압박도 들어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위메프 피해자는 티몬 채권액까지 떠안고 있다. 그러나 정작 티메프 사태 핵심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기초적인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나 향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화가 절실하다. 이것이 국가의 역할 아닌가. 참혹하다”고 전했다.
티메프 사태의 티몬 역시 경영 정상화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위메프와 함께 회생절차에 나선 후 오아시스마켓에 181억 원에 인수됐지만 PG사와 카드사 계약 불발로 오픈 시일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당초 9월 10일을 재오픈 시점으로 예상했지만 2개월 넘게 잠재적 휴업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 후 유통업계 투자나 M&A 진행률이 높지 않은 상황으로, 티몬의 경영 정상화가 난항을 겪으면서 위메프 매각도 불발된 것”이라면서 “비단 티메프뿐만 아니라 홈플러스 등 인수 자금, 채권 상환 등 누가 투자에 적극 나설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jebo@news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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