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한국과 미국의 기부 지표는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한국은 기부 참여율이 60% 안팎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됐지만, 기부금 총액은 15~16조 원 수준에서 정체되는 흐름을 보였다. 2021년 15.5조 원에서 2022년 소폭 감소한 뒤 2023년 다시 반등했지만, 급격한 성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팬데믹 이후 일시적 감소를 겪은 뒤 반등하긴 했지만 급격한 증가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가계 부담, 그리고 기부단체에 대한 신뢰 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참여는 유지되지만, 1인당 기부액이 늘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기부 통계자료(그래프=news9)
반면 미국은 기부 참여 가구 비율이 약 50% 전후로 줄어드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기부금 총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4년 미국의 총 기부금은 5,925억 달러로, 3년 연속 증가세다.
이는 주식·자산 가격 상승에 따른 고액 기부 확대, 그리고 대형 개인 기부자(메가 도너)의 영향이 크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소수 고액 기부자가 전체 기부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기부금 통계자료(그래프=news9)
전문가들은 한국은 소액 다수 중심, 미국은 고액 집중형 구조라는 점이 차이를 만든다고 분석한다.
기부 문화의 지속성을 위해서는 단순한 참여 확대보다 신뢰와 투명성 확보가 핵심 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부 참여율만 놓고 보면 한국은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문제는 ‘얼마나, 지속적으로’ 기부할 수 있느냐다.
투명한 기부금 사용, 명확한 성과 공개, 기부자와의 신뢰 회복 없이는 총액 확대도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역시 총액 성장의 이면에 기부 양극화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기부는 늘었지만,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는 구조로 이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기부 문화의 성숙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신뢰, 제도, 그리고 사회적 공감대가 함께 작동할 때 기부는 지속 가능해진다.
선우태웅 기자 jebo@news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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