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공공기관 예산 사용 자제 요청도…
예산 절감 우수 부서 및 기관…내년 예산 편성시 인센티브를 제공
취임 후 첫 실·국장 회의서 "재정부터 일하는 방식까지 바꾼다"
추미애 지사는 지난 10일 취임 후 첫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며 업무보고 방식부터 재정 운영, 조직 문화, 핵심 정책 추진 방식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요청했다. (사진=경기도)
(뉴스9=이호철기자) 지난 1일 취임 직후부터 현장 점검과 조직 점검에 집중해 온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정 전반에 대한 '혁신'을 본격화하고 있다.
7조 원이 넘는 채무와 9월 감액 추가경정예산 편성이라는 험난한 재정 여건 속에서 예산 구조조정과 행정 쇄신으로 변화된 도정 운영 기조를 다지고 있다.
추 지사는 지난 10일 취임 후 첫 실·국장 회의를 주재하며 업무보고 방식부터 재정 운영, 조직 문화, 핵심 정책 추진 방식까지 전면적인 변화를 요청했다.
먼저 업무보고 방식의 변화를 요청했다. 당초 예정됐던 실·국별 업무보고를 중단하고 간부회의를 연 추 지사는 "업무보고는 도지사의 눈과 귀를 가리는 자리가 아니다"며 "그동안의 보고는 사업에 대한 냉정한 평가보다 장밋빛 전망이 앞섰다"고 밝혔다.
이어 추 지사는 "무엇을 계획했고, 얼마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어떤 성과와 한계가 있었는지를 솔직하게 평가해야 한다"며 "준비된 부서부터 다시 보고받고 그 결혔를 사업 평가와 예산 편성, 인사에 책임 있게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추미애 지사는 실·국별 업무보고를 중단한 채 예정에 없던 실·국장회의를 소집, 도의 재정 위기를 재차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실·국별 재정 혁신 보고가 부실하다고 판단, 재정혁신태스크포스(TF)의 분석 및 보고를 받은 뒤 다시 업무보고를 받기 위한 조치였다.
이를 통해 경기도 공무원들에게 기존의 성과 중심 보고에서 벗어나 정책의 실패와 한계까지 공유하는 책임행정을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간부들에게 공무원의 역할 변화도 강조했다. 추 지사는 "간부는 지시를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결과에 책임지는 자리"라며 "용역이나 상급기관의 지시가 책임을 대신해 주지 않는다. 직급이 높을수록 더 많이 판단하고 더 무겁게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추 지사는 부서 간 칸막이 행정도 강하게 비판했다. 일자리·주거·교통·금융·산업·에너지 등 서로 맞물린 정책은 개별 부서가 아닌 공동 책임 체계로 추진하고, 공공기관과 현장의 의견까지 함께 반영하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가장 강한 메시지는 재정 분야에서 나왔다. 추 지사는 "경기도는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있고 9월 감액추경도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남아 있는 사업예산 1조 4000억 원을 전면 재검토해 꼭 필요한 사업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도지사 결재를 거치지 않은 부서별 연구용역은 잠정 중단하도록 지시하는 등 불필요한 예산 지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특히 재정 긴축 과정에서도 공직자 처우는 건드리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밝혔다.
추 지사는 "초과근무수당을 삭감하는 식의 손쉬운 임시방편은 택하지 않겠다"며 "불필요한 사업과 관행은 과감히 바로잡되 열심히 일하는 공직자가 제대로 평가받고 정당하게 보상받는 조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핵심 정책은 오히려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도지사 직속 '초격차 반도체 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전력·용수·산업입지·기반 시설 담당 부서가 실시간 보고 체계를 구축해 공동 추진하도록 했다.
청년 정책도 개별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주거, 교통, 금융, 창업, 문화 정책을 연계한 패키지형 지원 체계로 전환하도록 지시했다.
이 같은 기조는 취임 이후 이어진 추 지사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추 지사는 취임 직후 'K-반도체 혁신 대책'을 1호 결재로 처리하며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도정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 추진과 지방노동감독관 도입 절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재난안전상황실과 반지하 주택 밀집 지역을 찾아 장마철 현장 대응체계를 점검하며 "도민 안전 앞에서는 과잉 대응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취임 후 현장 안전과 미래 산업, 노동, 재정 등 주요 현안을 점검한 데 이어 지난 첫 실·국장 회의를 통해 조직 운영 원칙까지 제시하면서 '혁신'과 '책임행정'을 민선 9기 도정의 핵심 키워드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도 관계자는 "재정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인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재정 혁신과 함께 핵심 정책의 실행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도정 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준비위(인수위) 회의에서도 경기도의 재정 위기를 강조하며 전면적인 재정 점검에 나섰던
민선 9기 출범 이후 도내 각 공공기관이 운영비 등 업무추진비의 집행 자제를 검토에 들어갔다.
통상 업무추진비는 직무 수행을 위해 추진하는 비용과 행사 비용, 시책 추진사업 및 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비용이 포함되는데 사실상 도에서 빠져나가는 모든 예산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기도에서는 최대한 불요불급한 예산을 줄이라는 요청이었지만, 각 기관으로 전달되면서 기관별 업무추진비 집행 자제 및 감액 기조가 전달됐다. 일부 항목은 전면적인 사용 중지를, 일부는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해 사용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정했다.
이에 경기도가 2026년 제2회 추경 세출 구조조정 추진 방안을 발표하면서 예산 절감 우수 부서 및 기관에 대해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한 것과 연계된다. 도의 당부를 성과로 만들어내야 앞으로 4년의 각종 사업 추진 예산 확보가 수월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경기도에서 전반적으로 예산을 줄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불요불급한 예산 사용을 자제하는 내용의 요청으로 인해 도내 산하기관도 업무추진비에 대한 감액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jebo@news9.co.kr
Copyright © 뉴스9. All rights reserved.무단 전재 및 재배포,AI학습 이용 금지.
뉴스9, 경기도, 경기도지사, 추미애, 종정혁신, 전면개편, 경기도공공기관, 예산사용자제, 예산절감, 인센티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