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부터 깔아야”…송전선로 조기 구축 강조
원스톱 패스트트랙…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지역 인재 양성
2030년 4개 팹 완공 목표…"여러 절차 병렬 처리해야"
정청래, 선호투표제 논란에 “당헌·당규 위반하면서 뭘 할 수는 없는 것”
8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뉴스9)
(뉴스9=이호철기자)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해서는 팹 건설에 앞서 전력망·인허가·인력 양성 체계를 동시에 구축의 과제가 주어졌다.
총 800조원이 투자되는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해서는 ‘속도’가 핵심이라는 제언이 나왔다.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기업 투자 일정에 맞춰 인허가와 전력·용수 등 기반시설을 동시에 구축하는 ‘원스톱 패스트트랙’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력 생산량 자체보다 변전소와 송전선로 등 전력 공급망을 먼저 확보하고, 대학 공동 팹을 통한 실무형 인재 양성까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8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는 광주·전남권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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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열린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9)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정청래 전 대표는 인사말에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메가프로젝트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핵심 동력”이라며 “당에서도 적극 지원해, 사업이 지연돼 차질을 빚는 일이 없도록 속전속결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는 “지금까지는 정경유착은 부정적 언어였는데 앞으로는 국가와 기업이 정경 밀착해 서로 지원하고 밀어주고 끌어주고 당겨주는 새 역할을 하는 새 시대로 전환한 것 같다“며 “지금은 국가와 기업이 손잡고 국민 행복을 위해 앞장설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상묵 한국광기술원 본부장은 “전력량 확보보다 변전소·송전선로 등 전력망을 까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영광군 한빛원자력발전소 전력과 신안군 해상풍력단지 재생에너지를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까지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장성군 신장성 변전소와 345kV 송전선로를 조기에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산업단지에 들어설 반도체 팹 4기, 삼성전자 2기와 SK하이닉스 2기는 약 6.3GW 규모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반도체 팹은 전력 사용량이 막대한 만큼, 발전원 확보뿐만 아니라 실제 생산 현장까지 전력을 끌어오는 송전망과 변전소가 핵심이다.
김 본부장은 전력망과 산단 조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토지·인허가·인프라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병렬로 추진해야 한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원스톱 인허가 전담조직을 두고 산업단지 지정부터 건축 인허가까지 대응 기한을 명시해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 TSMC 공장은 반도체 팹 구축의 대표적인 속도전 사례로 제시됐다. TSMC 구마모토 공장은 2021년 11월 투자 발표 이후 이듬해 4월 착공해 22개월 만인 2024년 2월 완공됐다. 인근 아소산의 풍부한 지하수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이 빠른 팹 구축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평가된다.
반면 국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부지 보상, 환경영향평가, 전력 공급, 농지·산지 전용 등 각종 인허가 절차가 부처별로 순차 진행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아울러 인재 확보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가 본격 가동될 경우 필요한 인력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팹 4기 기준 직접 고용 인력은 약 3만명 수준으로 예상되며, 팹 1기당 공학 인력과 전문학사급 실무 인력 수요도 9000명 정도로 예상된다.
맹종선 전남대 반도체공동연구소 교수는 “서남권에는 아직 고숙련 인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 인력 미스매칭이 가장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호남권 대학이 공동으로 팹을 구축해 현장 밀착형 실무 교육을 진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1개 대학이 단독으로 클린룸과 실습 인프라를 갖추기에는 투자 부담이 큰 만큼, 호남권 대학들이 연합해 공용 팹을 설치하고 지역 인재를 공동으로 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현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AI반도체과장은 서남권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특별법 개정 지원’, ‘투자기업 인센티브 및 인허가 신속처리 특례 마련’, ‘군공항 이전 신속 추진을 통한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확보 지원’ 등을 강조했다.
김성열 산업통상부 산업성장실장은 “서남권을 수도권에 이은 우리나라 제2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겠다”면서 “메모리 메인팹을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와 이차전지 공급망, 지역 인재 양성 체계를 연계해 첨단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회가 끝난 후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는 당 대표 선출 방식이 선호투표제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당헌 당규를 위반하면서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정 전 대표는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서 할 수는 없듯이 당헌 당규를 위반하면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나, 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아울러 7일 '전준위의 선호투표제 결정을 수용한다'고 한 데 대해서는 "수용한다고 말한 이후 당헌 당규 위반 논란이 생겼다"며, 결선투표를 규정한 당헌 당규 조항을 읽은 뒤 "이 얘기를 듣고 이거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전 대표는 "룰로 시비 걸 생각은 없지만 논란의 소지가 있으면 큰 혼란이 생기기 때문에 잘 정리됐으면 좋겠다"며 "전준위나 최고위원회에서 현명하게 잘 결정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준위는 어제 회의를 열고 이번 당 대표 선출 방식으로 1순위와 2순위, 3순위를 한꺼번에 뽑는 이른바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정 전 대표보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의원에게 유리한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 전 대표 시절 당 사무총장을 지낸 조승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선호투표가 결선투표의 한 방식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당규는 선호투표와 결선투표를 각각 독립적인 투표 방법으로 명기했기 때문에 이 주장은 틀렸다”며 “선호투표를 철회하든지, 하려면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친청계가 일제히 반발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전준위의 느닷없는 당헌·당규 무시. 원천 무효”라고 했고, 문정복 최고위원도 “17~18일 후보자 등록이기 때문에 (지금) 전당대회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이날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고민정 의원도 “불공정하다고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전준위는 이날 선호투표가 당헌·당규 위반이 아니라고 잠정적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는 이르면 9일 선거 방식에 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jebo@news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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