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 복구, ‘단순 원상복구’ 넘어 ‘구조적 개혁’해야…
전주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완전한 재건을 위한 6대 혁신 과제를 제시
행정안전부, 지난 13일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세 5억 원을 긴급 지원

지난 9일 밤 11시 10분쯤 전주 덕진구 송천동 전주 농수산물시장 활어동 화재 당시 모습으로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4시간만에 완전 진압됐다. (사진=뉴스9제보자 제공)
(뉴스9=이호철기자) 지난 9일 추석 대목을 앞두고 발생한 전주 농수산물도매시장 화재로 상인들이 큰 수습의 기로에 선 가운데, 이번 화재 복구를 지방 도매시장의 체질을 바꾸는 ‘근본적 구조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조지훈 전주시장과 최주만 전주시의회 의장, 정동영 의원 등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는 현장 간담회를 통해 영업 정상화 방안을 찾고 전국 각지에서 구호 및 후원도 잇따르고 있다.
정동영 장관은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은 상인들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확보된 재원이 신속한 복구와 생업 회복에 실질적인 힘이 되도록 끝까지 챙기겠다"고 말했다.
조지훈 전주시장도 "발 빠른 지원으로 복구의 물꼬를 텄다"며 "상인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확보된 재원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오후 11시 13분쯤 덕진구 송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활어동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건물이 전소되면서 17개 점포 상인들이 영업 기반을 잃었다.
특히 추석과 가을철 성수기를 앞둔 상황이어서 신속한 복구와 지원이 요구된 가운데 지난 13일 행정안전부 역시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세 5억 원을 긴급 지원하며 임시 점포 마련과 영업 자금 지원 등 신속한 대응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통 전문가들은 단순히 화재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는 ‘원상복구’만으로는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대형마트와 대형 식자재 유통업체의 세력 확장, 온라인 플랫폼 활성화, 산지 직거래 중심의 유통 구조 변화 속에서 30년 전 방식의 단선적인 경매·판매 기능만으로는 도매시장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농수산유통상생연구소 노계호 원장(한국농수산유통상생협회 회장)은 기고를 통해 "지원이 ‘응급처치’라면, 구조 개혁은 ‘근본적인 치료’"라며 전주 농수산물도매시장의 완벽한 재건을 위한 6대 혁신 과제를 제시했다.
△ 상인 중심의 영업 정상화 최우선시설 복구보다 치명적인 것은 영업 중단에 따른 '거래처 이탈'이다. 상인들의 거래 관계가 끊어지지 않도록 신속한 임시영업장 개설과 운영 자금 지원이 급선무로 꼽힌다.
△ 하드웨어 및 물류 기능 혁신단순히 불탄 건물을 새로 올리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저온저장시설, 냉장·냉동창고를 확충하고 소분·포장, 전처리, 공동배송 공간을 마련해 집하부터 배송까지 책임지는 '지역 종합유통거점'으로 진화해야 한다.
△ 지역 농민과의 연결성 강화계약재배, 예약거래, 정가·수의거래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전북 지역 농민들이 안심하고 상품을 공급할 수 있는 안정적인 '지역 농업 중심 판매 거점'의 역할을 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중소상인 상생 공동물류센터 역할 수행전통시장 상인, 동네마트, 식당 등 물류 경쟁력에서 소외된 지역 중소상인들을 포용해야 한다. 스마트폰이나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도매시장이 상품을 한데 모아 배송해 주는 시스템을 구축해 상생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 온·오프라인 결합(O2O) 시스템 도입거스를 수 없는 온라인 유통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도매시장 자체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상품은 시장에 집하하되 주문은 온라인으로 받고, 시장 내에서 소분·피킹하여 지역 상점에 공동 배송하는 방식으로 대형 플랫폼의 공세에 맞서야 한다.
△ 유통 환경에 맞춘 거래 제도 개혁시설 현대화와 함께 제도적 규제 완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일본의 유통 규제 완화 사례처럼 지방 도매시장부터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등 종사자들이 다양한 거래 방식을 활용하며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전주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직면한 문제는 전국의 모든 지방 도매시장이 겪고 있는 공통의 위기다. 화재나 경영난이 닥쳤을 때만 반짝 쏟아지는 행정과 정치권의 관심을 지양하고, 수년 뒤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 화재 복구를 계기로 전주 도매시장을 20~30년 뒤의 미래 유통 환경까지 내다보는 ‘미래형 복합유통시설’로 완벽히 재건해 낸다면, 이는 대한민국 지방 도매시장 혁신의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jebo@news9.co.kr
Copyright © 뉴스9. All rights reserved.무단 전재 및 재배포,AI학습 이용 금지.
뉴스9, 전주농수산시장화재, 구조적개혁, 6대혁신과제, 농수산유통상생연구소, 한국농수산유통상생협회,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