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나는 한-미 정상, 관세협상 해법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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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APEC> 다시 만나는 한-미 정상, 관세협상 해법 기대

 

장기 교착된 협상 돌파구 주목

'3500억달러 투자' 이견에 협상 타결 불투명

현금·대출·보증 비율 지불 방식 합의 난항

정상 간 톱다운 방식 풀어낼지 주목..극적 타결땐 불확실성 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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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9=이호철기자) 29이재명 대통령과 한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만난다. 두 달 이상 교착상태에 빠진 관세 협상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양국은 대미투자펀드의 현금투자 비중과 운용방식을 놓고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 통상과 안보 현안 전반을 포괄하는 극적 타결 가능성은 전망은 낮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오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참석하는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8월 말 워싱턴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만이다.

 

최대 관심사는 관세 협상 타결 여부다. 양국은 대미투자 방안을 놓고 대부분의 세부 내용을 합의했지만, '남은 쟁점'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3500억달러(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에서 '현금·대출·보증' 비중을 어떻게 조절할, 일시 집행분할 집행 여부, 투자에 따른 수익 배분을 방식, 외환시장 충격을 흡수할 금융 안전장치 명문화까지가 남은 과제다.

 

이에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 장관이 APEC 정상회담 직전까지 협상을 진행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이뤄진다면 정상회담 전 마지막 고위급 협상이다. 실무진에서 좀처럼 좁히지 못한 쟁점을 양국 정상이 톱다운방식으로 해결할 지 주목된.

 

극적으로 관세 협상이 타결된다면 통상·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줄고, 자동차·부품·철강 기업들의 부담도 크게 감소할 것으로 에상된. 이 대통령이 내세워왔던 '국익중심 실용외교' 기조도 탄력을 받게 된다.

 

이 경우 관세뿐 아니라 한미 간 안보 현안까지 망라한 합의 내용이 발표될 수 있다. 양국은 지난 워싱턴 회담을 거치며 안보 부분에서 상당한 합의를 이뤘다. 한국 국방 예산의 점진적 증액 기조를 재확인하고, 미국산 무기 구매와 공급망 협력을 경제 안보 과정으로 계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특히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한국이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에 보다 많은 권한을 갖는 방식이 논의됐, 일부 내용은 '문서화' 단계.

 

다만 의미 있는 발표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미국은 단기간 대량 외화 투자가 한국에 심각한 경제위기를 일으킨다는 우리 협상팀의 주장을 수용했다. 하지만 미국은 여전히 한국이 매년 250억달러씩 8년간 총 2000억달러를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보인. 한국 측은 10년에 걸쳐 매해 70억달러씩 총 700억달러 규모 현금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 미국은 절반 이상을 현금으로, 한국은 20% 정도를 제시한 상황이라 간극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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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종고위관리회의(CSOM, 의장 윤성미)1027일부터 28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되며, 올해 APEC 정상회의 주간이 공식적으로 막을 올렸다.(사진=코리아포스트)

 

게다가 대통령실은 APEC 기간 한미가 합의된 부분만 별도 발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안보 분야라도 따로 발표하기를 원하지만, 미국 측은 관세·안보 문제를 한 번에 공개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관세·안보 양축에서 아무런 합의를 보지 못하는 '노딜' 국면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이 대통령도 APEC 정상회의라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투자 방식, 투자 금액, 시간표, 우리가 어떻게 손실을 공유하고 배당을 나눌지 이 모든 게 여전히 쟁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화가 계속되고 있으며 생각에 일부 차이가 있지만 (관세 협상) 지연이 꼭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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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 국가안보실 제3차장이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클럽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외신기자클럽)

 

이 같은 기류는 양측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에서도 확인된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지난 27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나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협상이 예상보다 조금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투자의 구조와 형태, 수익 배분 방식 등에 관한 합의에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도 지난 28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 측과의 협상은 아직 합의 직전 단계까지 오지 못했다""세부 사항이 매우 많지만 접근 중"이라고 설명했다.

 

AP통신이 인용한 양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협상 타결을 가로막는 최대 요인은 3500억달러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 방식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대규모 현금 투입은 국내 경제를 불안정하게 할 수 있다며, 직접투자보다는 대출 또는 보증 형태의 참여를 선호하고 있다. 또한 이런 형태의 투자가 이뤄지더라도 양국 간 통화스와프 체결이 병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국 간 무역협상 타결이 지연될수록 한국 기업들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산 자동차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일본과 유럽산 차량의 관세율(15%)과 비교하면 현대차·기아차 등 한국 기업이 불리한 경쟁 구도에 놓인 셈이다.

 

이번 협상 지연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전 일본 방문에서 거둔 성과와도 대조적이다. 일본 정부는 앞서 체결된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고,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도쿄 재계 인사들과의 만찬 자리에서 "49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약속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항공모함을 함께 방문해 미군을 격려하고 일본 자금으로 미국 내 에너지·기술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며 '우호적 동맹' 이미지를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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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통신이 201971일 보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판문점 만남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과의 깜짝 회동을 바라는 메시지를 연일 발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심지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일정을 연장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비핵화 요구 철회 없이는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당일에도 북한은 서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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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사진=대한상공회의소) 

 

한편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이 29일 역대 최대 규모로 공식 개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첫 일정으로 '최고경영자(CEO) 서밋' 특별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의 생존이 시급한 시대, 협력과 상생 포용적 성장이란 말이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며 이같이 약속했다. 단절의 시대를 극복하는 데 있어 공급망 협력 등을 주도하는 글로벌 책임강국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로 생존이 시급한 시대에 한국이 위기에 맞설 다자주의 협력의 길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글로벌 책임강국으로 역내 신뢰와 협력의 연결고리를 찾아 공급망 협력 등으로 '단절의 시대'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협력·상생·포용 성장을 위한 '공급망 협력'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끌 혁신산업으로 인공지능(AI)을 제시하며 이번 정상회의에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겠고 밝혔다. 미래 인재 양성 부분에서도 경제 성장과 발전의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는 선도 국가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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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29일 오전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최고경영자 서밋(APEC CEO SUMMIT)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 대통령에 앞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회사에서 "오늘 우리는 이곳 경주에서 천 년의 지혜와 유산을 이어받아 새로운 시대의 길을 찾고자 한다""올해는 APEC CEO 서밋 30주년으로, 지난 30년 동안 APEC은 연대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위기를 극복하며 세계 GDP6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경제 공동체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세계 경제는 거대한 전환의 파도를 맞이하고 있다""공급망 재편, 인공지능과 신기술 경쟁, 기후위기 등 여러 도전에 직면한 만큼 이번 회의는 그 해결책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이번 서밋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고위급 네트워킹이라며,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이 직접 만나 자유롭게 대화하고, 그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투자와 협력을 논의할 기회를 많이 마련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CEO들과 APEC 정상 및 장관 등과의 1:1 미팅에도 중점을 두고 있어 빅테크 분야의 빅샷들이 한 자리에 모인 만큼 향후 시장의 판도를 바꿀 빅딜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n9jeb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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