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위 국감서 "홈플러스 살리려면 김병주 추가 사재출연해야"
MBK 김병주 회장…진정성 지적에 "여력 부족하다"
주병기 위원장 “위법한 행위에 대해 엄정한 제재”
해킹 사고 롯데카드 대주주 역시 MBK..
‘최혜대우’ 요구 혐의를 받는 배민, 쿠팡이츠도 질타 대상

김광일 홈플러스 대표이사(왼쪽),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 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매일경제)
(뉴스9=이호철 기자) 1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홈플러스 회생 사태’를 비롯한 유통업계 현안이 핵심 쟁점으로 올랐다. 특히 의원들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및 재매각 과정에서 불거진 ‘먹튀 논란’을 두고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울러 국회 정무위는 김 회장에게 사재 출연을 요구했다. 지난달 홈플러스에 최대 2000억원을 추가 증여하겠다면서 발표한 MBK의 대국민 사과문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이에 김병주 회장은 "우리 법인과 개인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그동안 수차례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이날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회장은 “노력하겠지만 법인과 개인 모두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본인이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 최고 부자라는 보도도 부인했다. 김 회장은 “MBK의 법인가치를 매긴 것 같은데 MBK는 비상장사라서 지분을 유동화해 재산을 만들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비판했지만, 김병주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의 공정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이에 박상혁 민주당 의원은 "김병주 증인은 홈플러스 등 이런 데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했다"며 "김병주 증인은 롯데카드도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김병주 증인은 롯데카드나 홈플러스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냐"며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는 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김병주 회장은 "저는 총수가 아니다"며 "저희는 프라이빗에쿼티(PE) 운영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13명 파트너가 각각 자기 분야를 담당해 관여한다"며 "제가 담당하는 파트는 펀드레이징, 투자처 관리 등"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러면 김병주 증인은 굉장히 억울하겠다"며 "본인이 담당하지도 않는 역할 때문에 국회에 나왔고 여러 비판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회장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고 한다"고만 답했다. 또한 박 의원은 "앞으로 홈플러스 문제뿐만 아니라 롯데카드 해킹 사태에 대해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다"며 "MBK 최고책임자가 '왜 나한테 책임을 지우는 거야. 그래도 내가 돈이 좀 있으니까 사재 출연하는 거야'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동수 민주당 의원도 김병주 회장을 향해 "조금 더 진정성을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유동수 의원은 “인수 희망자가 내세우는 조건에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별로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현재 상태에서 정부의 정책금융 지원이 가능하다고 보나”라며 “정책금융은 국민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하는 것인데 그런 게 부족하다고 보인다”고 MBK를 질타했다. 회생절차상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홈플러스는 인수 희망자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내는 것이 관건으로 꼽힌다. 이를 위해선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이 홈플러스 부채를 저금리로 차환하는 지원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유 의원은 “홈플러스 운영자금이 10억원 미만으로 굉장히 시급한 상황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파산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왼쪽)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오른쪽)이 14일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2015년 약 7조원대 규모로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경영권을 인수한 뒤 적자가 누적되자, 자산 매각·임대전환 등을 통해 현금만 회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홈플러스는 지난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하고 전국 점포 매각과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태다. 이 절차가 납품업체와 입점 점주 등에 대한 사전 고지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면서 1만여개 납품사와 3만여명의 직간접적 인력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MBK는 경상대금 미지급분 즉각 지급하고 사재출연으로 유동성 보장해야한다“며 “입점업체 노동자 피해보상안을 분명히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이에 김 회장은 홈플러스 임직원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일부 매장을 매각 후 재임차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는데, 계약상으로는 MBK가 홈플러스 회생 지원이나 관련 거래의 대금 일부를 홈플러스 법인 측에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회장은 기존 밝힌 입장과 같이 매각과 책임 소재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사회적 책임 이행 방안과 관련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5월에 1000억 원을 냈고, 사재출연을 집행한 뒤 다 사용했다”며 “7월에도 1500억 원을 보증해 다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지금까지 김 회장이 출연한 사재는 약 4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체적인 대책 발표가 없자 민주당 의원들은 ‘MBK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를 발족시키고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김 회장의 추가 사재 출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김 회장은 홈플러스 회생과 롯데카드 해킹과 관련한 질의에는 “제 역할은 자금 조달로 자금을 받은 곳을 관리하는 것”이라면서도 “제 회사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최근 들어 해킹 사고를 겪은 롯데카드 대주주 역시 MBK다.
의원들은 공정위를 향해서 극약처방을 주문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MBK는 딜라이브, 네파 등 (경영 투명성 문제 관련) 유사한 사례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는 등 그간 먹튀 현황을 나열할 수 없을 정도”라며 “공정위와 금융당국이 적당히 처리할 경우 이것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에 “MBK가 한국 경제에서 지금까지 누렸던 수익과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이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며 “기업이 갖고 있는 사회적 책임의 중대성을 충분히 반영해서 위법 행위에 대해 엄정한 제재를 하려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정무위원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사모펀드의 반사회적 행위에 대해 질의하자 “MBK의 좀 더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해보인다”며 “PEF(사모펀드)의 공과를 따져서 제도 개선을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입점업체에 경쟁 배달앱과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도록 하는 ‘최혜대우’ 요구 혐의를 받는 배민, 쿠팡이츠도 질타 대상이 됐다. 김범석 배민 대표는 1인분 무료배달 서비스 운영 시 일반 자영업자에게 프랜차이즈 사업자보다 높은 할인율을 요구하는 것이 차별이라는 지적에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명규 쿠팡이츠 대표는 “사실을 명확히 확인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주 위원장은 이날 “첨단전략산업 육성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조달을 위해 국내 업계 지주회사 체제에 부과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을 인지한다”며 금산분리 규제 완화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이 경제형벌 합리화 일환으로 추진하는 형법상 배임죄 폐지에 대해서는 “완전히 찬성하지 않는다”며 다른 목소리를 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
주 위원장은 윤석열정부 시절 이뤄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에 대한 조사방해 혐의 제재와 관련해 “아주 심각한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라며 “깊이 사과한다”고 했다. 공정위는 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공지능(AI) 서비스 코파일럿과 오피스 프로그램을 끼워팔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최근 현장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정무위 국감에서 MBK의 위법행위를 엄정히 조사해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MBK의 자회사인 홈플러스·롯데카드 간 부당 내부거래 의혹,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소비자 납품업체 피해 등에 관해 조사 중이다. 주 위원장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위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제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n9jeb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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