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회생 302일째, 노동자·점주·협력업체 30만 명의 불안한 일상
알짜는 매각하고 점포는 폐점… 회생을 가장한 구조조정 논란
민병덕, “책임투자라면 해외 투자자 아닌 현장 국민 앞에서 답하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홈플러스 회생계획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뉴스9=이호철기자) 지난 3월 4일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기업회생절차 신청 이후 302일이 지났다.
이 기간 동안 홈플러스 노동자와 입점 점주, 협력업체 종사자, 그리고 그 가족까지 합치면 3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생계와 일자리를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회생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현실은 안정이 아니라 불안의 장기화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마트산업노동조합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을 비판하며 범정부 TF 구성 등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마트노조,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입점주협의회와 공동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는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민병덕 위원장을 비롯해 이강일, 권향엽, 정진욱, 안도걸 의원이 참석했습니다.
참석자들은 지난 29일 서울회생법원에 제출된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이 자구노력 없이 폐점 등 구조조정으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덕 을지로 위원장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에 대해 “알짜는 팔고 부담은 버리는 구조조정이며 먹튀 시나리오”라며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으로서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반드시 해결될 수 있도록 범정부 차원의 TF 구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안도걸 의원은 또한 “MBK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은 회생이 아닌 시한부 연명 시간끌기”라며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제대로 된 자구노력을 하지 않는 MBK의 경영은 무책임을 넘어선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MBK가 내놓은 소위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은 기업을 살리는 길이 아니라 알짜 자산을 다 팔아치우고 껍데기만 남기는 ‘기업 해체 선언’이자 ‘시한부 사형 선고’”라며 “위기의 주범인 MBK는 단 10원의 자금 투입도 최소한의 담보 제공도 거부하며 모든 책임을 현장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지부장은 또 “MBK는 메리츠로부터 3,000억 원의 DIP 금융을 수혈받아 당장의 급한 불을 끄겠다고 하지만 이는 또 다른 빚”이라며 “경쟁력 제고를 위한 구조조정이 아니라 마구잡이 폐점과 자산 매각 계획은 홈플러스를 더욱 파괴하는 행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책임 주체로 지목되는 곳은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다. MBK는 회생계획안에 ‘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과 ‘대규모 점포 폐점’ 등 구조조정 방안을 포함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면서 내달 31일을 기점으로 계산·동촌·천안신방·시흥·고잔 점포 등 임대점포의 추가 폐점까지 예고된 상태다. 현장에서는 이를 회생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기보다, 알짜 자산은 매각하고 부담은 남기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구조조정, 이른바 ‘먹튀 시나리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논란은 MBK의 최근 행보에서 더욱 증폭됐다. MBK 김병주 회장은 최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초청해 연차총회를 열고, 자사를 “책임투자를 하는 회사”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회생으로 인해 수십만 명의 생계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온 이 발언은 노동자와 점주, 지역사회에 깊은 분노를 안겼다. 책임투자를 말하면서도 정작 위기의 당사자들 앞에서는 어떤 책임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이자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병덕 의원은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민병덕 의원은 “이것이 과연 회생이냐”며 “알짜는 팔고 부담은 버리는 구조조정은 결코 책임투자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MBK가 진정으로 책임투자를 말하고 싶다면 해외 투자자들 앞이 아니라 홈플러스 노동자와 점주, 소비자 앞에서 무엇을, 어떻게, 얼마를 책임질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민 위원장은 과거 국내 기업 위기 사례를 언급하며 사모펀드의 태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2000년 현대건설 위기 당시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3700억 원을 출연했고, 2007년 SK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는 최태원 회장이 1200억 원 규모의 워커힐호텔 주식을 무상 출연했다.
2012년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 당시 박삼구 전 회장 일가는 금호석유화학 주식을 매각해 2200억 원을 내놓았고, 2016년 현대상선 워크아웃 때에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00억 원을 지원했다. 민 의원은 “공통점은 위기의 책임을 위에서부터 지고, 실제로 내놓았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홈플러스 사태에서 MBK가 실제로 내놓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신용등급이 흔들리기 직전까지 단기간에 대규모 전단채를 발행한 뒤, 곧바로 회생절차로 회사를 밀어 넣은 주체가 MBK라는 점에서 책임론은 더욱 거세다. 그 결과 노동자와 점주, 채권자와 투자자, 나아가 지역경제까지 위험에 빠졌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민 위원장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범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 구성을 추진을 밝혔다. “홈플러스 사태는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아니라 수십만 국민의 생계와 지역경제가 걸린 문제”라며 “노동자와 점주, 협력업체, 그리고 그 가족들까지 30만 명의 국민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트산업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30일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마트산업노동조합)
아울러 마트산업노조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 매각과 대규모 점포 폐점 등이 포함된 구조조정안으로 보인다며 제출된 회생계획안에는 MBK의 어떠한 자구노력도 없으며 홈플러스를 담보로 한 대출과 구조조정 등 노동자와 입점주들의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된 MBK의 먹튀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구조조정도 경쟁력 확보와 상관없는 마구잡이식 폐점이며 수익성이 있는 익스프레스 사업부까지 헐값에 매각된다면 홈플러스를 먹튀하려는 MBK의 의도대로 되고 말 것이며 홈플러스는 회생할 수 없을 것임을 경고했다.
특히 회생계획은 MBK 주도의 계획이 아니라, 실질적인 회생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계획이 되어야 한다며 이에 노동조합은 정부가 약속한대로 홈플러스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과 MBK 또한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홈플러스 회생은 사회적 책임의 시험대에 올랐다. 회생에 따른 상응하는 책임 역시 MBK가 감당해야 한다는 요구는 갈수록 거세진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jebo@news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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