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수서역에서도 KTX이용…코레일·SR, 13년 만에 통합
이명박·박근혜 정부 거치며 이원화된 고속철도 단계적 통합
인적·물적 비용 중복 등 ‘비효율의 극대화’
하루 좌석 ‘1만6000석’ 증가 기대
승차권 앱도 하나로 정부가 KTX와 SRT의 단계적 통합을 골자로 한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내년 3월부터는 서울역에 SRT를, 수서역에 KTX를 투입하는 KTX·SRT 교차 운행을 시작한다. (사진=뉴스9 DB/SR)
(뉴스9=이호철기자) 2026년 하반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주식회사 에스알(SR)이 13년 만에 통합된다. 정부는 우선 서비스부터 통합 운영하면서 두 기관 간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좌석난이 심각한 수서역에 내년 3월부터 KTX 열차를 일부 투입하는 교차운행을 시작해 하반기엔 KTX와 SRT 열차를 완전히 통합 편성한다.
국토교통부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원화된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박근혜 정부는 2013년 12월 시민 편익을 높이기 위해 고속철도 간 경쟁이 필요하다며 SR을 설립했다. 당초 경쟁을 하면 가격이 인하되고 서비스가 개선되는 등 효율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철도 운영사가 2개여서 인적·물적으로 중복비용이 발생하는 등 비효율이 커지고 공공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 고속철도 통합을 공약으로 제시했고, 새 정부 들어 국토부는 양사 노사 및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이번 로드랩을 마련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우선 내년 3월부터 서울발 KTX와 수서발 SRT 교차 운행을 실시한다. 기존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던 일부 KTX 열차를 수서역에 투입해 ‘예매 전쟁’이 벌어지는 수서발 고속철도 좌석을 늘린다. 총 955석(20량) 규모의 KTX-1 열차는 총 410석(10량)인 SRT보다 좌석이 2배 이상 많다.
국토부는 KTX와 SRT가 교차 운행응 이용자가 적은 시간대를 중심으로 실시한 뒤 점차 운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브리핑에서 “단기간에는 수서발 열차가 늘어나는 만큼 서울발 좌석이 감소하는 불편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전체 통합 운영을 실시하면 이런 불편이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승차권 애플리케이션(앱)도 개선한다. 양사가 따로 만든 앱에서 열차를 조회하면 KTX·SRT를 가리지 않고 검색 지역의 역이 화면에 나타나게 된다. 코레일톡 앱이든 SRT 앱이든 ‘서울’로 검색하면 서울의 고속철도역인 서울·용산·수서역의 열차를 한 번에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코레일과 SR의 고속철도가 통합 운영된다.
KTX와 SRT를 구분 없이 복합 연결하고 서울역과 수서역 등을 자유롭게 운행토록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울역에서 출발한 고속열차가 부산역에 도착한 후 수서역으로 올라가 다시 운행하는 게 가능해진다.
코레일 내부 검토에 따르면 통합 운영으로 유연하게 차량을 배치할 때 좌석 공급이 기존보다 약 1만6000석 늘어난다.
분리된 승차권 앱도 내년 중 일원화된다. 국토부는 승객이 코레일의 일반 열차에서 SRT로 갈아탈 때도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KTX에서 SRT로, 또는 그 반대로 예매를 변경할 때 취소 수수료도 면제된다.
다만 운임과 마일리지 등은 기존대로 유지된다. 수서발 KTX를 이용하더라도 요금은 SRT가 아닌 KTX 기준으로 지불해야 한다.
국토부는 통합 운영으로 실질적 좌석 증가 효과가 나타나면 코레일의 적자에 따른 요금 인상 압력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KTX 요금은 14년째 동결된 상태다.
발표대로 코레일과 SR의 기관 통합이 끝나면 KTX·SRT의 요금 체계도 단일화된다. 현재 고속철도 운임은 SRT가 KTX보다 10% 싸다. 또한 코레일은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반면 SR은 제공하지 않는다.
정부는 양 기관의 통합 목표 시점을 내년 하반기로 정했다. 2016년 12월 SR이 출범하면서 이원화된 고속철도 서비스가 약 10년 만에 다시 일원화하는 것이다. 윤 국장은 “10년 가까이 지속된 경쟁 체제하에서 경쟁에 따른 편익도, 이원화에 따른 비효율도 있었는데, 통합에 따른 효율성 증대의 편익이 더 크다는 정책적인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통합 공사가 출범하면 코레일·SR 이외 제3의 사명이나 KTX·SRT 외 다른 브랜드가 도입될 수도 있다.
한편 이해관계 조정은 풀어야 할 과제다. 코레일 직원들이 소속된 전국철도노동조합은 SR 설립 당시부터 통합을 요구해온 반면 내부에선 흡수 통합에 부정적 기류가 강하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통합 과정에서 SR 직원의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가 각별히 챙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노사정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이호철 기자 josepharies7625@gmail.com jebo@news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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