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모 교회 CCTV에 찍힌 방황하는 학생들(사진=뉴스9)
(뉴스9=김병국기자)최근 방과 후 시간을 중심으로 청소년들이 일정한 목적지 없이 거리와 건물 주변을 배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공원, 상가, 종교시설, 주택가 인근까지 그 범위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시설 훼손이나 안전사고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상당수 청소년들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갈 곳이 없는 상태”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 수업이 끝난 이후의 시간은 과거와 비교해 훨씬 길어졌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과 지도 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맞벌이 가정 증가와 가족 구조 변화로 인해 방과 후 자녀를 직접 돌보기 어려운 가정이 늘어나면서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외부로 밀려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학교 역시 학습 중심의 운영 체계 속에서 방과 후 시간까지 책임지기에는 현실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 결과, 가정과 학교 사이의 ‘관리 공백 시간’이 발생하고, 이 시간대에 청소년들의 방황이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방황이 단순한 시간 소비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엘리베이터 반복 이용, 시설 내 장난, 출입 제한 구역 침입 등 작은 행동들이 점차 위험 요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엘리베이터와 같은 시설은 사소한 장난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현장 관리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단순히 “청소년의 문제 행동”으로만 볼 수는 없다.
청소년들의 행동 이면에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생겨난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환경의 확산으로 실내 활동은 증가했지만 정작 또래와 함께 건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들었고, 지역사회 기반의 공동체 기능 역시 과거에 비해 약화된 상황이다.
또한 부모와 자녀 간 소통의 방식이 변화하면서 정서적 연결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결국 청소년 방황 문제는 가정,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통제나 단속이 아닌 “공간과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방과 후 머물 수 있는 안전한 공간, 지속적으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지도 인력,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관리 체계가 동시에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장에서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아이들을 어디로 보내야 할지 모른다”는 현실이다.
단속은 일시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할 시점이다.
“왜 아이들이 밖에 나오는가”가 아니라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선이 통제 중심에서 책임 중심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청소년은 미래가 아니라 현재의 구성원이다.
그들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지역사회의 모습 또한 결정된다.
김병국기자 jebo@news9.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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